채근담 - 02. 군자의 삶
채근담 - 02. 군자의 삶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5.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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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의 삶_전집 2장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섭세천(涉世淺) 점염역천(點染亦淺) 역사심(歷事深) 기계역심(機械亦深). 고군자(故君子) 여기련달(與其練達) 불약박로(不若朴魯) 여기곡근(與其曲謹) 불약소광(不若疎狂).

세파에 부딪힘이 얕으면 그 더러움에 물드는 것 또한 얕을 것이고, 세상사를 겪음이 깊으면 그 속임수의 재간 또한 깊을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의 생활은 세상살이에 능란한 것보다는 꾸밈새가 없는 태도라야 하고, 지나치게 예절 바르고 너무 겸손한 것보다는 차라리 소탈한 자세가 낫다.

* 핵심 주제

처세를 잘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을 비굴하게 만든다. 이렇게 하면 내게 이득이 되고 저렇게 하면 손해가 된다는 계산을 앞세우며 이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재주가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모자라는 편이, 그리고 지나치게 공손한 것보다는 외곬이고 다소 무뚝뚝한 편이 도리어 남으로부터 신용을 얻게 되는 법이다.

물론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처세의 지혜도, 또 대인관계의 매너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가는 중심 없이 속이 텅 빈 사람이 되기 쉽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