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 08. 천지는 멈추는 법이 없다
채근담 - 08. 천지는 멈추는 법이 없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5.1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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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08. 천지는 멈추는 법이 없다_전집 8장

 

천지적연부동(天地寂然不動) 이기기무식소정(而氣機無息少停), 일월주야분치(日月晝夜奔馳) 이정명만고불역(而貞明萬古不易).

고군자(故君子) 한시요유끽긴적심사(閒時要有喫緊的心事) 망처요유유한적취미(忙處有悠閒的趣味).

 

천지는 적연(寂然)히 움직이지 않지만 그 활동은 조금도 쉬는 일이 없다. 일월은 밤낮으로 바삐 달리건만 그 밝음은 만고에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로운 때에 긴급에 대응하는 마음을 가지며, 바쁠 때에는 느긋한 멋을 지녀야 한다.

 

* 핵심 주제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적응하며 살아간다. 한가한 때는 그저 빈둥대며 시간을 보내기 쉽고 바블 때는 일에 쫓기어 주변 일에 눈길조차 주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가지고는 참되고 충실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다.

약속한 날짜에 쫓기어가며 일을 할 때도 슬그머니 일어나서 창밖 하늘에 떠가는 구름조각을 바라보다가 계절을 느낄 줄 아는 여유쯤은 가져야 한다. 정중동(靜中動)가 동중정(動中靜)은 곧 우주의 원리이다. 따라서 평온하고 한가한 때는 불시에 닥쳐올지도 모를 급변에 대비하고 바쁠 때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는 자세가 아쉽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