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 11. 지조
채근담 - 11. 지조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5.14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11. 지조_전집 11장

 

여구현장자(藜口莧腸者) 다방청옥결(多氷淸玉潔) 곤의옥식자(袞衣玉食者) 감비슬노안(甘婢膝奴顔),

개지이담박명(蓋志以澹泊明) 이절종비감상야(而節從肥甘喪也).

 

얼음처럼 말고 옥같이 깨끗한 사람은 명아주 먹는 입이나 비름 먹는 창자를 가졌지만, 비단옷 입고 쌀밥 먹는 사람일수록 종노릇 시늉을 달게 여긴다. 뜻이란 담박함으로써 밝아지고 절개는 기름지고 달콤한 맛 때문에 잃기 때문이다.

 

* 핵심 주제

잃는 것이 없는 사람, 구할 것도 없는 사람만큼 강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은 상대가 누구이든 해야 할 말은 분명히 직언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입 밖에도 내지 않는다. 그저 자기 양심에 호소하고, 그 양심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자신의 절개를 굽히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들 말하지만, 부끄러움만이라도 알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