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79. 마음속에 머무는 도둑
채근담 79. 마음속에 머무는 도둑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8.02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속에 머무는 도둑-전집 79장

이목견문위외적(耳目見聞爲外賊)) 정욕의식위내적(情欲意識爲內賊).
지시주인옹(只是主人翁) 성성불매(惺惺不昧) 독좌중당(獨坐中堂) 적편화위가인의(賊便化爲家人矣).

이목(耳目)으로 보고 듣는 것은 바깥의 도둑이요, 정욕의 의식은 안의 도둑이다. 오직 주인 되는 본심이 맑은 정신으로 대청에 지켜 앉아 있으면 도둑이 곧 변하여 한 식구가 되어 준다.

* 핵심 주제

이 세상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이상 외부로부터의 잡음과 내부로부터의 잡념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잡음과 잡념을 모두 떨쳐 버린다면 마음의 평안이 얻어지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중년 또는 노년이 되어 울병(鬱病)에 걸린 환자 가운데는 직장에서 승진도 하고 소원하던 내 집도 마련했으며 자녀들은 모두 결혼시키는 등 오랜 동안의 꿈을 실현하고는 허탈감에 빠져서 발병했다는 예도 적지 않다. 또 서로 뜻이 안 맞는 상사와 으르렁대다가 그 상사가 다른 부서로 옮겨간 다음 마음씨 좋은 상사를 맞게 되었건만 어쩐지 그때부터 이상(異狀)이 생겼다는 샐러리맨도 있다.

고민이라고 생각해 온 그것이 실은 그동안 삶에 의욕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