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91. 간사한 자
채근담 91. 간사한 자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8.1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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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한 자-전집 91장

정사무심요복(貞士無心徼福), 천즉취무심처 유기충(天卽就無心處 牖其衷).
섬인착의피화(憸人著意避禍), 천즉취착의중 탈기백(天卽就著意中奪其魄).
가견 천지기권최신(可見 天之機權最神). 인지지교하익(人之智巧何益).

곧은 선비는 복을 구하는 마음이 없는지라 하늘은 곧 마음 없는 곳을 찾아가 복의 문을 열어 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고 애쓰는지라 하늘은 곧 그 애쓰는 속으로 뛰어들어 그의 넋을 빼앗는다. 이 하늘의 권능이 얼마나 신묘한가. 인간의 잔꾀가 무슨 소용 있겠는가.

* 핵심 주제

『신약성경』 산상수훈(山上垂訓)의 구절을 생각나게 하는 구절이다. 즉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이요’와 유사한 말이다.

하늘은 인간사 모두를 낱낱이 헤아리고 그것에 합당한 것으로 갚아준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경천(敬天) 사상이다. 좁은 인간의 생각으로, 또는 하잘것없는 인간의 기교로 하늘을 움직일 수는 없다는 교훈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고 ‘경천승복(敬天承服)’하라.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