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96. 잘못을 나무랄 때
채근담 96. 잘못을 나무랄 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8.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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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나무랄 때-전집 96장

가인유과(家人有過) 불의폭노(不宜暴怒) 불의경기(不宜輕棄),
차사난언(此事難言) 차타사은풍지(借他事隱諷之).
금일불오(今日不悟) 사래일재경지(俟來日再警之).
여춘풍해동(如春風解凍) 여화기소빙(如和氣消氷)
재시가정적형범(纔是家庭的型範).

집안사람에게 허물이 있거든 거칠게 성낼 것도 아니고, 예사로 버려 둘 일도 아니며,
그 일을 말하기 어렵거든 다른 일을 빌어 은근히 타일러라.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다음 날을 기다렸다가 두 번 깨우쳐 주라.
봄바람이 언 것을 풀어 주고, 화기(和氣)가 얼음을 녹이듯이 하는 것,
이것이 곧 가정의 규범이다.

* 핵심 주제

가족들, 나아가서는 고용인의 과실에 대하여 가장(家長) 또는 기업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가르쳐 주는 구절이다.

처벌 위주로 치닫는 이른바 관리주의(管理主義) 교육이, 관리하는 직책에 있는 사람 또는 관리를 당하는 사람 등 쌍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봄바람이 언 것을 녹이고 화기가 얼음을 녹이듯’이라는 구절은 부모, 선생님, 관리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좌우명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맹자』에도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라는 명구가 있는데, 이 구절 역시 인간 상호간의 화해를 강조한 말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