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03. 만물과 일체된 참된 자아
채근담 103. 만물과 일체된 참된 자아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8.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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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적언(以幻迹言) 무론공명부귀(無論功名富貴) 즉지체역속위형(卽肢體亦屬委形).
이진경언(以眞境言) 무론부모형제(無論父母兄弟) 즉만물개오일체(卽萬物皆吾一體).
인능간득파(人能看得破) 인득진(認得眞) 재가임천하지부담(纔可任天下之負擔) 역가탈세간지강쇄(亦可脫世間之韁鎖).

이 세상 모든 것을 환영으로 본다면 부귀공명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신체조차도 빌려서 가진 형체이며, 이 세상 모든 것을 참된 경지로 본다면 부모형제는 물론이고 천지 만물이 모두 나와 한 몸이다. 사람이 능히 이것을 간파하고 이런 진상을 인식한다면 비로소 천하 대사를 맡을 수 있고, 또한 세상의 얽매임을 벗어날 수 있다.

* 핵심 주제

철인(哲人)들은 인생을 가리켜 뜬구름, 또는 아침이슬 등으로 표현했다. 짧고도 허무한 것이 인생이란 비유이리라. 그렇다면 이처럼 짧고 허무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값어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얻는 데 인생의 가치를 부여하고, 어떤 사람은 큰돈을 버는 데 삶의 값어치를 둔다. 그러나 홍자성은 인생이란 어떤 것인지를 직시하고 온갖 욕심을 버리면 자연히 큰일도 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마음을 진정 비울 수 있는 자라야 진실로 값어치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한 번쯤 음미해 볼 만한 구절이 아닌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