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려져야 하는 자녀교육 방법
되돌려져야 하는 자녀교육 방법
  • 김종남 기자
  • 승인 2019.09.04 16: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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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
선친께서 밭을 기증하고 세운 신대초등학교(2018년 폐교), 수천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마을의 구심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선친께서 1978년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후 신대리민들께서 학교 정문 입구에 송덕비를 세워주셨고, 지금은 청일면 사무소 근처로 옮겨 청일면에서 관리하고 있다.
선친께서 밭을 기증하고 세운 신대초등학교(2018년 폐교), 수천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마을의 구심적 역할을 했던 곳이다. 선친께서 1978년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후 신대리민들께서 학교 정문 입구에 송덕비를 세워주셨고, 지금은 청일면 사무소 근처로 옮겨 청일면에서 관리하고 있다.

[칭찬신문=김종남 기자] ......“할머니, 무지 무지 아프셨을 텐데 어떻게 참으셨어요?” 젊은 의사가 뜨아한 표정으로 묻더란다. 피부병이 아니고 대상 포진이라고, 그런데 이미 발병한지 수일이 지나 진정국면이란다.

며칠을 병원에 다니시다 약을 처방 받고 고향집으로 모셔다 드렸다. “아픈 사람 생일은 안하는 것이니 내려오지 마라” 일주일 여 남은 당신 생신을 두고 하시는 말씀이다.

안 와도 된다는 그 생신 전날 밤 늦게 아들과 딸, 손자까지 대동하고 내려갔다. “오지 말라니까, 이 밤중에.....”  말씀은 그리하시지만 어머니 얼굴이 환하다 못해 빛이 난다고나 할까?

나의 아들, 즉 당신의 손자를 끔찍이도 사랑하셨던 어머니께서 그 손자의 생신 축하 노래를 들으시는 것이 세상없이 행복하신가보다.

오랜만에 파안대소하시는 어머니 얼굴을 대하니 나도 덩달아 행복하다. 친구 결혼예식에 가야해서 아침 일찍 올라가는 손자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신다.

오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친의 송덕비가 있는 길로 우회하는데, 그 곳이 '횡성더덕축제장' 바로 앞이라 차를 세울 수 없다. 아내와 딸과 손자를 송덕비 앞에 바삐 내려주고 차를 돌리고, 유턴을 반복하는 사이 바쁘게 사진 몇 장 찍었다.
 

"金海金公利先頌德碑" 라 새겨진 증조부 앞에서 포즈를 잡은 손자, 학교가 없는 마을에 학교를 세우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어서 감사했고, 할아버지 처럼 사회에 공헌하는 손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金海金公利先頌德碑" 라 새겨진 증조부 앞에서 포즈를 잡은 손자, 학교가 없는 마을에 학교를 세우신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어서 감사했고, 할아버지 처럼 사회에 공헌하는 손자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어린 손자가 증주부인 선친 송덕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선친께서 살아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살아계셨으면 아흔 둘이신데...돌아오는 길 내내, 아니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먹먹함이 남아있다.

사랑하는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

아들과 딸 손자에게 자랑스러운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나도 아들과 딸, 손자, 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기억될 수 있을까?
가난한 목회자로 살면서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살고 있는데, 아버지 덕분에 아이들에게 가문의 흔적들을 체험케하고, 해외 선교지에 학교 세우는 사역을 하고 있는 나의 삶을 이야기 해 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스킬과 스팩으로 채워지는 자녀교육 시대다. 그러나 다시 되돌려져야 하는 교육이 있다면 이런 것일 거다.

부모님들의 고향을 잊지 않는 것,
부모님 생신에 자녀, 손자들도 함께 하는 것,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가 남긴 발자취를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점점 사라져 가는 구식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