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10. 옛친구의 정
채근담 110. 옛친구의 정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9.0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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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110. 옛 친구의 정_전집 110장

 

시사은(市私恩) 불여부공의(不如扶公議). 결신지(結新知) 불여돈구호(不如敦舊好).

입영명(立榮名) 불여종은덕(不如種隱德). 상기절(尙奇節) 불여근용행(不如謹庸行).

 

사은(私恩)을 파는 것은 공론(公論)을 돕는 것만 같지 못하고, 친구를 새로 맺는 것은 옛 친구와의 정을 돈독히 하는 것만 같지 못하며, 이름을 드날리고자 하는 것은 남모르게 공덕을 심는 것만 같지 못하고, 이상한 절의(節義)를 숭상하는 것은 평소의 행동에 허물이 없게끔 조심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 핵심 주제

‘대의(大義)를 위해 소아(小我)를 희생한다’는 말이 있다. 이 구절에서 열거한 네 가지의 처세는 이 말과 상반된다. 사사로이 은혜를 베풀어 무리를 짓는 것이라든가 소소한 이해관계로 옛 친구를 버리고 새사람과 교제하는 것, 또 오로지 명성을 떨치기 위해서만 움직이는 행위와

요즈음 유행어로 ‘튀기 위해서’ 경거망동하는 것 등은 요컨대 사욕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이런 행위들은 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즉효를 보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긴 안목으로 볼 때는 자승자박의 비극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니 경계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