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16. 은신자의 움츠림
채근담 116. 은신자의 움츠림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09.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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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어졸(藏巧於拙) 용회이명(用晦而明). 우청어탁(寓淸於濁) 이굴위신(以屈爲伸).
진섭세지일호(眞涉世之一壺) 장신지삼굴야(藏身之三窟也).

교묘함을 졸렬함으로써 감추고, 어둠을 써서 밝게 하며, 맑음을 흐림 속에 깃들이게 하고, 굽힘으로써 펴는 근원을 삼는 것은 참으로 세상살이의 구급책이 되고 또 안전한 것이 된다.

 

* 핵심 주제

무능한 척 가장하면서 재능을 숨기고 우둔한 척 보이면서 영지(英知)를 닦는다. 또 그 몸은 속세에 있으면서도 절조를 지키고, 몸을 낮게 처신하면서도 비약할 것에 대비한다. 이런 생활태도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다.

얼핏 보기에는 소극적인 삶을 지지하는 듯 하지만 살기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간 중국인의 독특한 지혜를 엿보는 것 같지 않은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