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29. 다만 방어하고자 하는 마음
채근담 129. 다만 방어하고자 하는 마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10.02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129. 다만 방어하고자 하는 마음_전집 129장

 

해인지심불가유(害人之心不可有) 방인지심불가무(防人之心不可無). 차계소어려야(此戒疎於慮也).

영수인지기(寧受人之欺) 무역인지사(毋逆人之詐). 차경상어찰야(此警傷於察也).

이어병존(二語竝存) 정명이혼후의(精明而渾厚矣).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두어서도 안 될 것이며, 남의 해를 막으려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
이것은 생각이 소홀함을 경계하는 말이니라. 차라리 남의 속임을 받을지라도 남의 속임을 거스르지 말라.
이것은 살핌이 지나침을 경계하는 말이다. 이 두 말을 아울러 지닌다면 생각이 깊어져서 덕성이 두터워질 것이다.

 

* 핵심 주제

앞의 구절은 가해자가 되지 말고 피해자가 되지도 말라는 교훈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상대적이다. 가해자가 없다면 피해자가 없을 수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가해자는 절대로 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의를 소홀히 했다가 피해자가 되고 마는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항상 경계와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으란 충고이다.

그러나 방어의식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으면 의심하지 말아야 할 사람까지 의심하며 경계하게 된다. 이것은 결코 덕이 될 수 없으며 자칫 고립되기 쉽다. 따라서 그런 점도 조심하라는 충고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