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31. 섣부른 폭로
채근담 131. 섣부른 폭로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10.0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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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131. 섣부른 폭로_전집 131장

 

선인미능급친(善人未能急親) 불의예양(不宜預揚). 공래참참지간(恐來讒讚之奸).
악인미능경거(惡人未能輕去) 불의선발(不宜先發). 공초매얼지화(恐招媒蘖之禍).

착한 사람과 쉽게 친할 수 없거든 미리 칭양(稱場)하지 말 것이니, 간악한 사람의 중상이 있을까 두렵다.
악한 사람을 쉽게 내칠 수 없다하여 미리 발설하지 말지니, 뜻밖의 재앙을 부를까 두렵다.

* 핵심 주제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람끼리 마주 앉으면 그 자리에 없는 제삼자의 인물을 평하는 게 예사이다. 그 평은 대개 험담이고 때에 따라서는 추켜세우는 경우도 있다. 악평일 경우 그것은 돌고 돌아서 당사자의 귀에도 들어가게 마련이다. 그런 평을 받게 된 사람의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또는 포악하면 포악할수록 그들은 자신의 자구책을 강구하기 위한 대응책을 이쪽 눈에 안 띄게 착착 마련할 것이니 발설자는 머지않은 장래에 큰 봉변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일찍이 선한 사람에 대해 칭송하는 평을 한 경우는 어떠한가? 발설자와 당사자 간을 이간시키려는 간악한 자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함부로 남을 평하는 것은 득이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