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60. 자기 자랑과 거지 시늉
채근담 160. 자기 자랑과 거지 시늉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11.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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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160. 자기 자랑과 거지 시늉_전집 160장

 

전인운(前人云) 포각자가무진장(抛却自家無盡藏). 연문지발효빈아(沿門持鉢效貧兒).
우운(又云) 폭부빈아휴설몽(暴富貧兒休說夢). 수가조리화무연(誰家竈裡火無烟).
일잠자매소유(一箴自味所有) 일잠자과소유(一箴自誇所有). 가위학문절계(可爲學問切戒).

옛 사람이 이르기를 ‘자기 집의 무진장을 버려 두고 남의 집 문전 따라 밥그릇을 내밀며 거지 노릇하는가?’라고 했으며, 또 이르기를 ‘갑자기 부자가 된 가난뱅이여, 꿈 이야기는 그만하라.

누구네 집 부엌인들 불 때면 연기 안 날까?’라고 하였으니 하나는, 있으면서도 어리석은 것을 경계함이요, 또 하나는 있는 것을 자랑함을 경계함이다. 가히 이것은 학문의 절실한 계명으로 삼을 일이다.

 

* 핵심 주제

  조그만 재능을 터득하면 그것을 자랑하는 태도는 배우는 사람이나 사회인 모두가 경계해야 할 계명이다. 금방 귀로 들은 것을 입으로 나불거리는 경박함을 일컬어 ‘구이지학(口耳之學)’이라고 하는 데, 이런 바보스런 짓은 엄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배운 바를 충분히 이해하고 몸에 익혀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썩은 미식(美食)을 소화도 못시키고 배설하는 것과 같아서 조금도 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