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172. 높은 지위와 존경심
채근담 172. 높은 지위와 존경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11.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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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172. 높은 지위와 존경심_ 전집 172장

 

아귀이인봉지(我貴而人奉之) 봉차아관대대야(奉此峨冠大帶也).
아적이인모지(我賊而人侮之) 모차포의초리야(侮此布衣草履也).
연즉원비봉아(然則原非奉我) 아호위희(我胡爲喜) 원비모아(原非侮我) 아호위노(我胡爲怒).

내가 귀할 때 사람들이 받드는 것은 높고 큰 감투를 받드는 것이요, 내가 천할 때 나를 업신여기는 것은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님이니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원래 나를 업신여김이 아닌 것을 내 어찌 노할 것인가.

* 핵심 주제

인생이란 연극과 같은 것이어서 무명 배우가 임금님 역을 맡는 수도 있고 톱스타가 거지로 분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은 연극뿐 아니라 현실 속의 인생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건만 그 당사자는 이런 사실을 망각하는 수가 있다. 더불어 주위 사람도 당연히 망각한다.

명함에 찍혀진 직함을 보고 사람들이 경의를 표하면 마치 자신의 인격이 존경받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런 무리일수록 그 직함을 잃게 될 경우, 사람들이 상대해 주지 않는 것을 섭섭해 하고 또 비난하며 화를 낸다.

그런가 하면 과거의 영광을 들먹이기 일쑤이다. 어떻게 보면 실로 딱하기만 한 무리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