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이야기 속의 본질 탐구
100가지 이야기 속의 본질 탐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19.12.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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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사의 독서경영 -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칭찬신문=전형국 논설위원]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김홍탁, 이야기나무, 2015) “사회와 인간, 그리고 사물의 본질에 대한 김홍탁의 100가지 생각”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저자가 페이스북에 ‘탁톡1119’라는 제목으로 우리 일상사에 대한 생각을 올린 글을 정리한 것이다. ‘1119(一日一口), 우리 일상사에 대한 하루 한 가지 생각’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쟁을 부추기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것으로 공존을 위한 ‘협업’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혼자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꼬집으며 진정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가슴 속에 진하게 남는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의식이 성숙해져야 한다는 메시지 역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부수는 일이 우선적으로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삶 속에 얼마나 편견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는지를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하며 알려주고 있다. 또한 '게이'를 젠더 트러블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통념을 꼬집으며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는 미성숙한 사회이고 글로벌화되고 다양화되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생각임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현 대한민국 크리에이티브 업계는 이미 완성된 작품을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 완성된 작품은 이미 온갖 요소들이 요리된 것이기에 거기서 영감을 받기는 매우 힘들다. 그저 몇 가지 요소만 슬쩍 바꿔 베끼기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굳이 표절자들에게 변명의 여지를 준다면 빨리빨리 뚝딱뚝딱 만들어 내야 하는 현실 정도다. 그러나 그것도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면 이미 만들어진 것에서 영감을 받으려 해선 안 된다. 이미 만들어진 것은 베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그것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 위해 참조하는 레퍼런스가 되어야 할 뿐이다. - <002_레퍼런스의 함정> 중에서

중소기업 육성 방안이라 해서 나랏돈을 들여 그들을 육성하기 위한 열 사업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내수 판로가 막힌 상황에서 겉모습만 바꾸는 육성 방안은 세금을 헛 쓰는 꼴밖에 안 된다.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 일본엔 10년 넘는 장수기업만 2만 2천여 개가 있는데 교토와 니키타현에만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들은 물론 골목 가게에서시작된 것들이다. 쌀집 철이, 철물점 제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지금 그 친구들은 뭘하고 있을까? - <022_골목 가게> 중에서

영어를 해야 하는 이유는 영어를 하는 것이 실력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어서가 아니다. 영어는 미국의 거지도 유창하게 한다. 영어는 도구일 뿐이다. 문제는 시야와 세계관을 넓히기 위해 영어라는 다른 언어를 습득하여 자신의 생각을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방점은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으면 된다’에 찍힌다. - <042_아임 파인 탱규 앤드 유> 중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여러 종목에 걸쳐 금메달을 위한 국가 간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한두 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실력을 겨룬다. 그들이 잘 싸워야 한다. 모두 다 선수가 될 수는 없다. 대신 기쁨은 함께 나눈다. 대한민국 각 분야의 탑에 있는 분들이 정말 담금질에 담금질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대표선수는 말 그대로 국가 전체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045_대표선수> 중에서

기업의 운명은 사람의 운명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사람이 한순간의 실수로 쌓아 놓은 부와 명예를 잃을 수 있듯이 기업도 그러하다. 꾸준히 자신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 롱런하듯 기업도 그렇다. 앞을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이 계속 전진하듯 기업도 그렇다. 결국 사람도 기업도 브랜드 관리의 전쟁터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번쩍일 때는 화려하지만, 안 보일 때는 쓸쓸하다. 인생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다. - <061_브랜드 파워> 중에서

우리의 미래에 확실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언젠간 하느님이 부르신다는 것을 제외하곤, 확실히 아는 그것 하나를 위해 대비해야 한다. 언제든지 팽개칠 준비를 해야 한다. 돈은 중요하다. 없으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으로 태어나서 돈 때문에 불행하단 것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겠는가. 돈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길은 돈에 대한 개념을 달리 갖는 일이다. 돈은 벌어서 축적해야 할 존재라기보단 언젠간 팽개쳐야 할 존재다. 그러니 많이 쌓은 사람들은 부지런히 나누자. 별로 쌓지 못한 사람들은 지혜롭게 쓰자. 쉽지 않은 일이다. 쉽지 않기에 도전해 볼 만한 일이다. - <068_땅따먹기> 중에서

선진화를 정의하는 잣대가 여러 가지겠지만, 나는 모든 사람의 마인드 셋이 선진화되는 것이 선진화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매뉴얼이 있더라도 그것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에서 이해할 수준의 매뉴얼이 존재하고 그것을 지키는 국가와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사고 나면 당하고 망연자실할 것인가. 매뉴얼은 모든 시스템의 기본이다. - <074_매뉴얼의 부족> 중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수평적 구조의 사고와 행동 양식이 최고의 가치로 존중받는 시대에 사대주의에 젖어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아직도 사대주의란 단어가 통용되고 있다니! 미국은 여전히 강대국이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의 여러 좋은 친구 중 하나가 될 수는 있어도 더 이상 우리를 가르치고 지도하려 드는 엄한 부모가 될 수는 없다. - <087_글로벌화는 미국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중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광고가 너무 좋아서 광고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학생들을 만난다. 그러면 좋아하기 이전에 잘할 수 있겠느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재능이 있느냐에 대해 물어본다. 그것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해 준다. 사는 방식은 참으로 많다. 하지만 결국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사는 게 잘 사는 일라고 생각한다. 행복이 달리 뭐 있겠는가. - <093_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잘 사는 일이다> 중에서

금반지가 존재하기 위해선 금과 손가락이 들어갈 구멍이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전부라고 생각해 버린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니까. 구멍은 그저 우연히 만들어진 공간이라 생각할 뿐. 그것이 금반지의 본질이 될 것이라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멍이 없다면 그것은 반지란 본질에서 아예 제외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금반지의 본질이 구멍인 것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 된다. - <100_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구멍이다>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전형구 논설위원
전형구 논설위원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 선택한 책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금반지의 본질을 금으로 여겼다. 물론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금이 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반지의 본질은 바로 손가락에 끼울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와 우리가 간과했던 사실이 있었던 것이다.

금반지라고 해서 금이 반지의 본질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구멍이 없으면 반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금반지의 본질 역시 금이 아니라 구멍이라는 저자의 논리에 수긍할 수밖에는 없게 된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지나갈 수 있는 100가지 이야기를 통해 본질이 주는 핵심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에 100% 동의하고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고개를 끄떡일 수밖에는 없는 사실이 많다.

우리가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건 ‘본질을 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본질을 망각한 채 눈앞의 현상만을 좇는 행태는 개인의 내면에 은밀하게 스며들어 사람 사이의 관계망에서, 사회 시스템에서, 나아가 국가 시스템에서도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시대가 글로벌화로 변한 만큼 생각도 글로벌화 되어야 할 것이다. 여자와 남자의 행동양식을 가르고 한 번 정해진 규칙을 의심 없이 그대로 따르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인드를 갖춰야만 성숙하고 선진화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회와 인간, 그리고 사물의 본질을 깨닫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