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사랑에 흠뻑 빠진 이 사람, 법무법인 오륜 대표 변호사 김경호
전통문화 사랑에 흠뻑 빠진 이 사람, 법무법인 오륜 대표 변호사 김경호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0.01.01 22:46
  • 댓글 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 18호 "동래야류" 예능 보유자 문장원 선생을 기리는 (사)문장원 기념사업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사)문장원 기념사업회 김경호 이사장


김경호 이사장은 창원지방법원, 부산지방법원, 부산고등법원 판사를 거쳐 현재는 법무법인 오륜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

경남 김해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란 김 이사장은 남다른 총명함으로 어린 시절부터 김 판사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다. ‘김 판사어린이가 살았던 김해에는 크고 작은 행사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행사는 정월 대보름날 열리는 지신밟기였다. 매일같이 일만 하던 동네 사람들이 화려한 옷을 입는 날, 이웃마을 사람들까지 찾아와서 양지 바른 곳에서 옹기종기 모였던 날. 추위로 주변과의 교류가 적은 겨울에도 그 날만큼은 여러 사람들이 다 함께 신명나게 어울리는 시간을 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온기를 나누는 모습은 어린아이의 마음에도 깊이 남아 따뜻한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6, 7살 무렵부터 김 이사장이 우리 소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셈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 18호 "동래야류" 예능 보유자 문장원


세계 27개국,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혔던 김 이사장은 어느 날 문득, 정작 발을 내리고 있는 부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전통문화 예술 분야의 명무 문장원 선생이었다. 널리 알리고 보존할 가치가 있는 분이라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만나게 된 인연이 바로 그 문장원 선생의 제자였던 김준호, 손심심 부부였다. 각각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과 춤꾼으로서 전통문화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김준호, 손심심 부부의 모습을 보고 김 이사장은 일반인의 자리에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 고민 끝에 구성한 것이 현재 그가 이사장직에 임하고 있는 ()문장원 기념사업회이다.

()문장원 기념사업회는 전통예술의 계승과 보존, 발전에 일생을 바친 명무 문장원 선생을 기리며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국의 전통예술을 지원하고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 교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 우정의 나눔


김 이사장이 ()문장원 기념사업회의 이사장직을 맡고 1년에 천만 원씩, 10년 동안 1억의 후원금을 약속한 것은 문장원 선생의 제자인 김준호, 손심심 부부의 공연을 직접 관람한 경험 때문이다. 숱한 연습과 연구를 거쳐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관객과의 호흡을 김준호, 손심심 부부의 공연에서 느낀 것이다. 공연장에 온 사람들은 마음을 반 정도 열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다. 닫혀있는 나머지 반의 마음을 여는 것이 공연자의 숙명이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김준호, 손심심 두 사람의 공연장에 온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된다.

김 이사장 역시 공연을 관람하며 마음의 문을 연 관객 중 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공연을 어떻게 느낄지 관찰자의 눈으로 보면, 표정에서부터 느낌이 다르다며 김 이사장은 말했다. 닫힌 반뿐만이 아니라 120, 130% 이상으로 마음을 열어버리는 모습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은 결국 우리가 살아온 우리 땅에서 전통문화가 몸에 깃들어있기 때문이며, 다른 문화에 기반한 서양 문화는 아무리 따라가고 느낀다 하더라도 130%까지 마음을 열고 동화되기 쉽지 않다고 김 이사장은 말을 이었다.

전통문화는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 마음을 치료해준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은 국가인데, 단순히 돈을 많이 푸는 것만으로 그런 부분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소리에는 한이 담겨 있고 우리 춤은 한을 풀어낸다. 마음속의 응어리를 표현하고 풀어내는 우리 소리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음을 김 이사장은 굳게 믿고 있다.

 

(사)문장원기념사업회 정기총회


2020년이 밝음에 따라 ()문장원 기념사업회에서도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하고 있다. 다가올 2월에는 문장원 선생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릴 수 있는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며, 원칙적인 목표로 잡은 국내공연 1회와 해외공연 1회도 치를 것이다. 앞으로 남은 김 이사장의 숙원 사업은 탄탄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한 연 1, 2회 정도의 무료 공연이다.

김 이사장은 가끔 후배들과 법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혜로운 법조인의 삶을 살자는 주제의 재능기부 특강을 한다. 김 이사장이 특강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법조계에 종사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심성이라는 점이다. 타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서 어두운 부분이라 하더라도 더 어둡게 생각하지 말고 지식만큼 지혜에도 가치를 두는 모습이 그가 희망하는 법조인으로서의 모습이다.

냉철함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직업임에도 따뜻한 마음과 환한 미소를 동시에 소유하고 있는 김 이사장에게 그 비결을 물어보았다. 김 이사장의 대답은 역시 온화하고 따뜻한 우리 소리, 우리 전통문화였다. 끝없는 전통문화 사랑을 세상에 대한 나눔으로 선순환 시키는 김 이사장의 새해, 앞으로 펼쳐질 그의 행보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