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12. 공명심이 많은 자의 겸손
채근담 212. 공명심이 많은 자의 겸손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0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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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12. 공명심이 많은 자의 겸손_전집 212장

 

절의지인(節義之人) 제이화충(濟以和衷) 재불계념쟁지로(纔不啓忿爭之路).
공명지사(功名之士) 승이겸덕(承以謙德) 방불개(方不開) 질투지문(嫉妬之門).

절의가 있는 사람은 온화한 마음을 길러야 비로소 분쟁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요, 공명심이 강한 사람은 겸양의 덕을 체득해야 비로소 질투의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 핵심 주제

  결백한 이상주의자에게 있어 현실 사회는 너무나도 모순에 가득 차 있어 부정과 기만이 큰손을 휘두르며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현실과 타협함으로써 그날그날 밀려드는 거센 파도를 넘기려 하고 있다. 그런 일반 대중을 내려다보면서 자기 홀로 마치 정의(正義)의 대변인인 양 괴로워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대중들은 그를 오히려 경원할 뿐이다.

  한편 이루어 놓은 성공이 크면 클수록 존경과 상찬과 함께 질투와 선망이 집중된다. 이것은 인지상정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공적이란 자기 혼자서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숱한 사람들의 덕택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명심해야겠다.

  당(唐)나라 때의 시인인 조송(曹松)의 「기해세(己亥歲)」란 시에서도 ‘한 장군이 공을 세워 출세하는 이면에는 수많은 무명용사들의 희생이 따른(一將攻成萬骨枯)’고 하였다. 그런 것을 잊고 으스대다가는 뜻하지 않은 봉변으로 발목을 잡히게 될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