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16. 기쁨에 도취한 승낙
채근담 216. 기쁨에 도취한 승낙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08 2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216. 기쁨에 도취한 승낙_전집 216장

 

불가승희이경낙(不可乘喜而輕諾) 불가인취이생진(不可因醉而生嗔).
불가승쾌이다사(不可乘快而多事) 불가인권이선종(不可因倦而鮮終).

기쁨에 들떠 가벼이 승낙하지 말고, 술 취한 기분에 성내지 말라. 유쾌함에 들떠 일을 많이 벌이지 말고, 고달프다 하여 끝나기 전에 그치지 말라.

* 핵심 주제

 『노자(老子)』에도 ‘대개 가벼이 승낙하는 것은 반드시 믿음성이 적다. 너무 쉬운 일에는 반드시 어려운 일이 많다’라고 했다. 자신의 역량을 돌보지 않고 함부로 일을 맡았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예가 이 세상에는 허다하게 많다. 이즘 되면 무어라 변명할 여지도 없을 것이다.

 한편 실력은 좋은데도 지나치게 겸손해서 일을 맡지 않고 있다가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의 설득에 넘어가 큰일을 맡은 결과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성과를 올리는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손을 대보기는 했지만 도중에 하기가 싫어져서 집어치우는 경우도 흔히 있는데 이런 경우 역시 자기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의 여부,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수가 많다. 어쨌든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안다는 것이 어려운 법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