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17. 책 속의 진리
채근담 217. 책 속의 진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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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17. 책 속의 진리_전집 217장

 

선독서자(善讀書者) 요독도수무족도처(要讀到手舞足蹈處) 방불락전제(方不落筌蹄).

선관물자(善觀物者) 요관도심융신흡시(要觀到心融神洽時) 방불니적상(方不泥迹象).

 

  독서를 잘하는 사람은 마땅히 책을 읽어 손발이 춤추는 경지에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사물을 잘 보는 사람은 마땅히 마음과 정신이 녹아서 물건과 하나가 될 때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외형(外形)에 구애받지 않게 된다.

 

* 핵심 주제

  책을 읽을 때는 그 진수에까지 이르도록 읽고, 그래서 지엽적 문제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사물을 관찰할 때는 그 본질을 꿰뚫어보아서 내 정신이 그것과 일체가 되기까지 관찰하라. 그렇게 해야만 그 표면의 현상에 사로잡히지 않게 된다.

  고전(古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람들은 대개 시험을 보기 위한 문법어구를 해석하는 것 등에 구애받아서 고전 그 자체의 진수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이처럼 수단에 마음을 뺏기고 있으면 사물의 본질을 잊는 우를 범하게 마련이다. 수단은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에 얽매이면 학문의 즐거움을 알 수도 없고, 생애의 양식으로 삼을 수도 없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