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20. 입단속과 마음속의 기밀
채근담 220. 입단속과 마음속의 기밀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1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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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20. 입단속과 마음속의 기밀_전집 220장

 

구내심지문(口乃心之門). 수구불밀(守口不密) 설진진기(洩盡眞機).
의내심지족(意乃心之足). 방의불엄(防意不嚴) 주진사혜(走盡邪蹊).

입은 곧 마음의 문이다. 입을 지키기를 엄밀히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기밀이 모두 새나갈 것이다. 뜻은 곧 마음의 발이다. 뜻 막기를 엄격히 하지 않는다면 비뚤어진 길로 달아날 것이다.

 

* 핵심 주제

  인간의 사고(思考)와 행동의 근원인 마음, 그것은 언어를 통해서 표현되며 의사는 실천으로 옮겨진다. 여기서 말하는 수구(守口), 즉 입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심중의 비밀을 밖으로 간단히 내뱉지 말라는 뜻만은 아닐 것이다. 흔히 ‘언중유골(言中有骨)’이니 ‘취중본심(醉中本心)’이니 하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란 것은 아주 이상한 것이어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성적인 의지를 떠나 제멋대로 돌아다니며 혼란을 일으키는 근본이 되어 버린다.

  말을 한 당사자는 ‘그 말은 뜻밖에 입에서 나온 것이지 본뜻은 아니었소’라며 변명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무의식중에 본심이 드러난 것으로 취급당한다. 능변인 데다가 재치가 있다며 자랑하는 사람일수록 그런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그러므로 ‘입은 만 가지 재화(災禍)의 門’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