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24. 일찍익는 것
채근담 224. 일찍익는 것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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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24. 일찍 익는 것_전집 224장

 

도리수염(桃李雖艶) 하여송창백취지견정(何如松蒼栢翠之堅貞)
이행수감(梨杏雖甘) 하여등황귤록지형렬(何如橙黃橘綠之馨冽).
신호(信乎) 농요불급담구(濃夭不及淡久) 조수불여만성야(早秀不如晩成也).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비록 곱다 한들 어찌 저 푸른 송백(松柏)의 굳은 절개만 할 수 있으며 배와 살구가 비록 달다 한들 어찌 노란 유자와 푸른 귤의 맑은 향기만 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알겠노라. 곱고 일찍 시드는 것은 담백하고 오래 가는 것만 못하며, 일찍 숙성하는 것은 늦게 이루어지는 것만 못하다는 것을.

* 핵심 주제

화려하고 아름답더라도 그 수명이 짧은 것은 비록 아름답지는 못하더라도 생명이 긴 것에 미치지 못하고 조숙하는 것은 서서히 성숙되어가는 것을 따를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조수(早秀)하는 것은 만성(晩成)을 따르지 못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렸을 때 고생을 모르고 자라난 사람, 독불장군인 양 으스대는 천재(天才), 또는 수재가 뜻밖에도 젊은 나이에 폐인이 되어 버린 예는 어느 시대에도 적지 않았다. 단련을 통해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렀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매우 중요한 듯하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