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25. 마음의 본래 모습
채근담 225. 마음의 본래 모습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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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25. 마음의 본래 모습_전집 225장

 

풍염랑정중(風恬浪靜中) 견인생지진경(見人生之眞境).
미담성희처(味淡聲希處) 식심체지본연(識心體之本然).

바람 자고 물결 고요한 가운데에서 인생의 진미를 맛볼 수 있고,
맛이 담담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의 본래 모습을 알 수 있다.

* 핵심 주제

  저자 홍자성은 『채근담』 전집(前集)에서 주로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의 마음가짐을 설명해 왔는데, 그것을 마무리 짓는 데 썩 잘 어울리는 내용을 맨 끝 구절에 담아냈다. 격렬한 폭풍과 파도에 휩싸이면서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못한 채 키를 잡고 돛을 펴야 했던 젊은 시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용케도 그 시절을 넘겨왔다.

  그러나 어느새 썰물 때가 되었다.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몸을 빼고 이제 뜻한 바에 따라 평온하고 자유로운 삶을 누릴 때가 온 것이다. 사방이 짙푸른 전원 속에서 자연을 벗 삼으며 노년의 여생을 즐기면서 족하다. 읽고 싶었던 책을 읽다가 눈이라도 아프거든 낚싯대 둘러메고 강가로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런 저런 충족감이 넘쳐흐르는 구절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