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28. 천지의 모습
채근담 228. 천지의 모습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2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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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28. 천지의 모습-후집 3장


앵화무이산농곡염(鶯花茂而山濃谷艶) 총시건곤지환경(總是乾坤之幻境).
수목낙이석수애고(水木落而石瘦崖枯) 재견천지지진오(纔見天地之眞吾).

꾀꼬리 지저귀고 꽃이 피어 산과 골짜기가 아름다움은 이 모두 천지의 한때 거짓된 모습이요, 물 마르고 낙엽이 져서 돌과 벼랑이 앙상하게 드러난 것은 바로 천지의 참모습을 보는 것이다.

* 핵심 주제

 허상(虛像)과 실상(實像)을 비유 대조한 구절이다. 초목이 우거지고 꽃이 만발한 산천, 그 속에서 각종 새들이 지저귀는 자연은 분명 아름답다. 그러나 그것이 자연 본연의 실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낙엽이 지고 물도 말라서 기암괴석이 그대로 노출된 모습, 그것이야말로 자연 본연의 실상이라고 주장한다.

인간도 이와 같아서 그럴 듯한 직함을 가지고 화려한 의상으로 치장한 모습은 그 사람의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 직위를 내놓고 가장했던 허울을 모두 벗어 버렸을 때 인간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