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29. 마음이 조급한 사람
채근담 229. 마음이 조급한 사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2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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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29. 마음이 조급한 사람_후집 4장 -

 

세월본장(歲月本長) 이망자자촉(而忙者自促) 천지본관(天地本寬) 이비자자애(而鄙者自隘).
풍화설월본한(風花雪月本閒) 이로양자자용(而勞攘者自冗).

세월은 본래 길건만 바쁜 자는 스스로 줄이고, 천지는 본래 넓건만 천한 자는 스스로 좁히며, 바람과 꽃과 눈과 달은 본래 한가한 것이건만 악착같은 자는 스스로 분주하다.

* 핵심 주제

  봉급을 받는 근로자는 똑같은 한 달의 세월이 길게 느껴지고, 봉급을 지급하는 경영주는 똑같은 한 달이건만 그것이 짧게 느껴진다고 한다. 인간은 처해 있는 환경과 입장에 따라 똑같은 사물을 놓고도 느끼는 바가 이토록 다르기 때문이다. 비행기 조종사는 공중을 나는 새가 방해물로 보이지만, 감옥 속에 갇혀 있는 죄수에게는 그 새가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이 아름답고 유구한 자연 현상도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 지겹게 보일 수도 있고 짧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내 자신이 의지하고 살아가는 이 삼라만상을 가급적이면 아름답게 느끼려 얼마나 노력하며 사느냐 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유유자적하게 인생을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