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34. 신선의 거처
채근담 234. 신선의 거처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1.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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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34. 신선의 거처_후집 9장

 

심무물욕(心無物欲) 즉시추공제해(卽是秋空霽海)
좌유금서(座有琴書) 편성석실단구(便成石室丹丘)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이것이 곧 가을 하늘과 잔잔한 바다요, 곁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이곳이 곧 선경(仙境)이다.

* 핵심 주제

  인간의 마음에 물욕이 이는 것을 하늘에 먹구름이 끼는 것에 비유했고, 그런 먹구름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상한 독서와 음률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욕(五欲) 중에서도 이 물욕은 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어서 이 물욕에 사로잡히면 인간이 아닌 동물의 근성을 드러낸다 하였다. 따라서 그런 사람의 가슴속에는 갈등과 번뇌와 망상이 떠날 줄을 모른다.

  물론 육체를 지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기에 의식주의 기본 생활에 필요한 물질은 있어야 하며 그런 것을 조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아름답다. 다만 그 물질의 노예가 되어 인간으로서 가장 소중히 지켜야 할 윤리와 도덕까지 무시하며 물욕에 혈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것처럼 추한 것은 없으며 결과적으로는 그 물욕이 그 자신까지 멸망에 이르게 만드는 법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