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40. 쉬어야 할 때의 깨달음
채근담 240. 쉬어야 할 때의 깨달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2.05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240. 쉬어야 할 때의 깨달음_후집 15장

 

인긍당하휴(人肯當下休) 편당하료(便當下了).
약요심개헐처(若要尋個歇處) 즉혼가수완(則婚嫁雖完) 사역불소(事亦不少).
승도수호(僧道雖好) 심역불료(心亦不了).
전인운(前人云). 여금휴거변휴거(如今休去便休去) 약멱료시무료시(若覓了時無了時). 견지탁의(見之卓矣).

사람이 굳이 그 자리에서 쉬면 곧 그 자리에서 깨달을 수 있지만 만약 따로 쉴 곳을 찾는다면 아들 장가 들이고 딸 시집보낸 뒤에도 일은 많은 법이니 승려와 도사가 되면 될 것 같아도 마음은 역시 깨닫지 못한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당장 쉬면 쉴 수 있으나 만일 끝날 때를 찾는다면 끝이 날 때가 없으리라’고 했는데 진실로 탁견이다.

 

* 핵심 주제

 기회 포착은 자신의 의지로 하는 것이며, 거기에는 큰 용단이 필요하다. 특히 속세의 번거로운 생활을 청산하고 구도(求道)의 생활을 시작한다는 결단은 여간 힘든 용단이 아니겠지만 그럴수록 과감한 결정을 내리라는 권유이다.

  비록 구도생활을 하고 있는 승려라 할지라도 만약 그 마음속에 속세의 생각이 남아 있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하물며 속인(俗人)의 경우에는 꿈이라도 꾸겠는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