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49. 병들었을 때와 색욕
채근담 249. 병들었을 때와 색욕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2.16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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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49. 병들었을 때와 색욕-후집 24장

 

색욕화치(色慾火熾) 이일염급병시(而一念及病時) 편흥사한회(便興似寒灰).
명리이감(名利飴甘) 이일상도사야(而一想到死也) 편미여작랍(便味如嚼蠟).
고인상우사려병(故人常憂死慮病) 역가소환업이장도심(亦可消幻業而長道心).

색욕이 불길처럼 타오를지라도 한 생각이 병든 때에 미치면 문득 그 흥이 식은 재와 같아지고, 명리가 엿처럼 달지라도 한 생각이 죽은 처지에 이르게 되면 문득 그 맛이 밀랍을 씹는 것 같아진다. 그러므로 인간이 언제나 죽음을 생각하고 병을 근심한다면 가히 헛된 일을 버리고 마음을 기를 수 있다.

* 핵심 주제

색욕이든 명예욕이든 욕심을 채워 그 정상에 오른 다음에는 만족감이나 정복감보다도 회한이 마음에 있을 뿐이다. 인생에 있어 생로병사(生老病死)는 필연적 코스. 병들어 누워 있을 것을 생각하면 색욕이 억제될 것이고 죽어 땅에 묻힐 생각을 하면 명예와 이욕 따위의 욕망이 싹 가시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참 인생이란 말인가? 그 방법을 저자 홍자성은 이 구절에서 설명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비와 사랑으로 만인을 포용하고 우주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가는 데 있다는 것이 『채근담』 전체에 흐르는 그의 인생관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