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58. 하늘에 떠가는 밝은 달
채근담 258. 하늘에 떠가는 밝은 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2.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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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58. 하늘에 떠가는 밝은 달-후집 33장

 

고운출수(孤雲出岫) 거유일무소계(去留一無所係).
낭경현공(朗鏡懸空) 정조양불상간(靜躁兩不相干).

외로운 구름이 골짜기에서 피어나매 가고 머무름에 있어 거리낌이 없고,
밝은 달이 하늘에 걸리매 조용하고 시끄러움을 서로 상관치 않는다.

* 핵심 주제

속세의 제약을 초월하고 자연의 조화 속에서 살아가라는 말이다. 만나면 기뻐하고 헤어질 때 아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대자연에는 그런 감정이 없다. 오고 가고, 피고 지며,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일정한 법칙 속에서 자연은 그저 돌고 돌 뿐이다. 인간 세상에 기쁜 일과 즐거운 일만 있다면 근심하고 괴로워할 바 없겠지만, 실은 그렇지 못하니 걱정이다.
 

기쁜 일, 즐거운 일이 있는가 하면 어느덧 슬픈 일, 괴로운 일이 찾아온다. 그 속에서 우리는 희로애락을 모두 맛보지 않을 수 없는데, 이왕 맛볼 바에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기쁜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그것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하는 까닭은 곧이어 닥쳐올 슬픈 일과 괴로운 일에 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슬픈 일, 괴로운 일을 당했을 때도 너무 상심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의기소침 끝에 점점 더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들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