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60.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
채근담 260.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2.2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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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60. 배고플 때와 배부를 때_후집 35장

 

선종왈(禪宗曰), 기래끽반권래면(饑來喫飯倦來眠), 시지왈(詩旨曰), 안전경치구두어(眼前景致口頭語).
개극고우어극평(蓋極高寓於極平) 지난출어지이(至難出於至易) 유의자반원(有意者反遠) 무심자자근야(無心者自近也).

선종(禪宗)에 이르기를, '배고파지면 밥을 먹고 고단하면 잠을 잔다'라 했고, 시지(詩旨)에 이르기를, '눈앞의 경치를 입으로 말하라'고 했다. 대개 한껏 높은 것은 한껏 낮은 것에 깃들이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데서 나오나니, 뜻을 갖는 이는 도리어 멀어지고, 마음을 두지 않는 이는 절로 가까워진다.

* 핵심 주제

선종의 말에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거든 잠을 자라' 는 것이 있다. 또 시를 쓰는 마음가짐이라 하여 '눈앞에 보이는 것을 보통 때 사용하는 언어로 쓰라'고 가르쳤다. 생각해 보면, 가장 평범한 속에 최고의 경지가 있으며 제일 쉬운 것이 사실은 제일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작위(作爲)를 버리지 않으면 용이한 것의 진수에 접할 수가 없고 사물에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이 도리어 모르는 사이에 최고의 경지까지 달하도록 하는 법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