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62. 아름다운 산과 저자거리
채근담 262. 아름다운 산과 저자거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3.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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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62. 아름다운 산과 저자거리_후집 37장


산림시승지(山林是勝地) 일영련(一營戀) 편성시조(便成市朝). 서화시아사(書畵是雅事) 일탐치(一貪癡) 편성상가(便成商賈).
개심무염저(蓋心無染著) 욕계시선도(欲界是仙都). 심시계련(心是係戀) 낙경성고해의(樂境成苦海矣).

산과 숲은 아름다운 곳이지만 한번 현혹되어 집착하면 곧 시정(市井)이 되고, 서화(書畵)는 청아한 것이지만 한번 탐내어 마비되면 장사꾼이 되나니, 대개 마음에 물든 것이 없으면 욕계(欲界)도 곧 선경(仙境)이고 마음에 붙잡히는 데가 있으면 선경도 곧 고해(苦海)가 된다.

* 핵심 주제

우아한 자연도, 고상한 예술도 그것이 순수할 때 아름답다. 만약 자연 경계가 인위적으로 훼손된다거나, 예술 그 자체가 금전에 의해 평가되고 좌우된다면 그 자연과 예술은 이미 생명력을 잃고 마는 것이다.

과학은 진(眞)을 낳고 종교는 선(善)을 낳으며 예술은 미(美)를 낳는다는 말이 있다. 한편 자연은 신(神)이 창조한 것이기에 완전무결할 뿐 아니라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했다. 따라서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美이고 예술은 순수한 창작일 때 그 의미가 있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