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73.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
채근담 273.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3.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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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73.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_후집 48장

 

기동적(機動的) 궁영의위사갈(弓影疑爲蛇蝎) 침석시위복호(寢石視爲伏虎) 차중혼시살기(此中渾是殺氣).
염식적(念息的) 석호가작해구(石虎可作海鷗) 와성가당고취(蛙聲可當鼓吹) 촉처구견진기(觸處俱見眞機).

마음이 흔들리면 활 그림자도 뱀이라 하고 누운 바위도 호랑이로 보이는데 이런 중에서는 모두가 해치는 기운뿐이로다. 마음이 가라앉으면 사나운 석호(石虎)도 바다 갈매기로 길들일 수 있고, 개구리 울음소리도 음악처럼 들려서 이르는 곳마다 참기틀을 보게 될 것이다.

 

* 핵심 주제

  세상사는 그때 그 사람의 정신적 정황에 따라 달리 보이고, 달리 들리고, 달리 느껴지게 마련이다. 깊은 밤중에 산속을 홀로 걸을 때, 어떤 사람은 두려운 마음이 앞서서 나무를 짐승으로 보기도 하고 산새 소리를 귀신 울음소리로 착각한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뱃심 좋게 걸으며 태연자약하면 그런 착각은 일어나지 않는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닥치게 되는 역경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똑같이 만나는 역경이지만 어떤 사람은 곤욕을 치르고 어떤 사람은 안정된 정신 상태에서 무난히 넘기기도 한다. 세상사는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게 전개되어 나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급적이면 불안과 초조감을 버리고 안정된 마음가짐으로 밀어붙여야 할 경우도 있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