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79. 소나무 숲 이슬과 대나무 숲 바람
채근담 279. 소나무 숲 이슬과 대나무 숲 바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3.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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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79. 소나무 숲 이슬과 대나무 숲 바람_후집 54장

독역효창(讀易曉窓) 단사연송간지로(丹砂硏松間之露).

담경오안(譚經午案) 보경선죽하지풍(寶磬宣竹下之風).

새벽 창가에 『주역』을 읽다가 소나무 숲의 이슬로 주묵을 갈며, 한낮 책상에서 『불경』을

논하다가 대나무 숲 바람에 경쇠 소리 실려 보낸다.

논설위원 전형구교수
논설위원 전형구교수

 

* 핵심 주제

  『역경』은 중국 고대의 역(易)의 원전이며 이른바 괘(卦)에 의해 길흉을 풀어 보기도 하는데, 그 논리는 철학적이고 표현은 문학적이다. ‘주묵을 갈다’란, 중요한 구절에 표시를 하고 주기(注記)를 해가면서 정독(精讀)하기 위한 예비 작업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다가 같은 신앙으로 맺어진 친구와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불경을 펴놓고 논담을 벌이는 것도 한없는 즐거움인 것이다.

  책은 굳이 『역경』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새벽 창가에 앉아서 자기 수양을 위한 책을 읽으며 하루 일과를 시작해 보라. 어지럽기 그지없는 사회에 처해 있을수록 이런 수양은 꼭 필요한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