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89. 최고의 그림
채근담 289. 최고의 그림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02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289. 최고의 그림-후집 64장

 

임간송운(林間松韻) 석상천성(石上泉聲) 정리청래(靜裡聽來) 식천지자연명패(識天地自然鳴佩).
초제연광(草除煙光) 수심운영(水心雲影) 한중관거(閒中觀去) 견건곤최상문장(見乾坤最上文章).

숲 사이 솔바람 소리와 바위에 흐르는 샘물 소리를 고요히 들으면 천지자연의 음악임을 알 수 있고, 풀 섶 사이의 안개 빛과 물속의 구름 그림자를 한가하게 보면 이 세상 최고의 문장임을 알게 된다.

 

* 핵심 주제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J. 드라이든은 말했다. ‘예술에는 오류가 있을지 모르지만 자연에는 오류가 없다’라고. 자연은 완벽하다는 뜻이리라. 우리는 자연을 화폭에 그리고, 문자로 적어 표현하는가 하면, 오선지에 옮겨 자연의 신비하고 오묘함을 나타내고자 한다.

동서고금의 화가나 시인, 작곡가 치고 자연을 소재로 삼지 않은 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빼어난 예술가라 하더라도 자연 그대로를 묘사하지는 못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를 보고 느끼고 들을 때 그것이 바로 자연이다. 드라이든의 말대로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는 오류가 따르기 때문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