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90. 사람의 마음 채우기
채근담 290. 사람의 마음 채우기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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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90. 사람의 마음 채우기-후집 65장

 

안간서진지형진(眼看西晋之荊榛) 유긍백인(猶矜白刃). 신속북망지호토(身屬北邙之狐兎) 상석황금(尙惜黃金).
어운(語云), 맹수이복(猛獸易伏) 인심난항(人心難降) 계학이만(谿壑易滿) 인심난만(人心難滿). 신재(信哉).

눈으로 서진(西晋)의 가시밭을 보면서도 오히려 칼날을 뽐내고 몸이 북망산의 여우와 토끼에게 맡겨져 있건만 오히려 황금을 아낀다. 옛말에 이르기를 ‘사나운 짐승은 굴복받기 쉬워도 사람의 마음은 항복받기 어렵고, 골짜기는 채우기 쉬워도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 어렵다’고 했는데 이는 진실이다.

 

* 핵심 주제

  남이 실패한 것을 빤히 보고도 그 전철을 밟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실은 자기가 저지른 실패까지 되풀이하는 것이 인간이다. 전쟁의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런 전쟁의 되풀이가 이 지구 위, 어느 곳에 선가는 매일 반복되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 얼마나 가공스런 일인가.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한도 없고 끝도 없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평화이니 사랑이니 하는 건 개살구 같은 허울 좋은 명분일 뿐, 인간의 욕심이 악하게 발산되는 국면인 것이다. 한심스러운 일이 아닌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