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92. 선비가 부러워하는 것
채근담 292. 선비가 부러워하는 것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0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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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92. 선비가 부러워하는 것_후집 67장

 

아관대대지사(峨冠大帶之士) 일단(一旦) 도경기소립표표연일야(睹輕箕小笠飄飄然逸也) 미필부동기자차(未必不動其咨嗟).
장연광석지호(長筵廣席之豪) 일단(一旦) 우소렴쟁궤유유언정야(遇疏簾淨几悠悠焉靜也) 미필부증기권련(未必不增其綣戀).
인나하(人奈何) 구이화우(驅以火牛) 유이풍마(誘以風馬) 이불사자적기성재(而不思自適其性哉).

고관대작의 벼슬아치도, 도롱이와 삿갓 쓰고 표연히 안일하게 지내는 농부와 어부를 보면, 문득 탄식이 없을 수 없으며, 백만장자 부호도 성근 발 앞의 책상에서 유연히 고요하게 지내는 사람을 한번 보면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세상 사람들은 어찌하여 화우(火牛)로 쫓고 풍마(風馬)로 유혹할 줄만 알고 그 천성에 자적함을 생각하지 않는가.

 

* 핵심 주제

지배욕과 권세욕, 명예욕과 물욕에 이끌려 동분서주한 끝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관대작의 자리에 올라 억만금을 소유하고, 사람들을 턱으로 부리는 호화를 누린다고 하자.

그런 사람도 어쩌다가 농어촌에서 마음 편하게 농사짓고 고기 잡는 사람을 보면 문득 그들의 생활이 부러워지는 법이다

왜일까? 그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