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95. 나방의 흉내를 내지 않는 자
채근담 295. 나방의 흉내를 내지 않는 자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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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95. 나방의 흉내를 내지 않는 자-후집 70장

 

총욕불경(寵辱不警) 한간정전화개화락(閒看庭前花開花落). 거류무의(去留無意) 만수천외운권운서(漫隨天外雲卷雲舒).

청공랑월(晴空朗月) 하천불가고상(何天不可翶翔) 이비아독투야촉(而飛蛾獨投夜燭).

청천록훼(淸泉綠卉) 하물불가음탁(何物不可飮啄) 이치효편기부서(而鴟鶚偏嗜腐鼠).

희, 세지불위비아치효자(噫, 世之不爲飛蛾鴟鶚者) 기하인재(幾何人哉).

 

영화와 욕됨에 놀라지 않으며, 한가롭게 뜰 앞의 꽃 피고 꽃 지는 것을 바라보며, 가고 머무는 것에 뜻을 두지 않고, 무심히 하늘 밖에서 구름이 일고 스러짐에 따르는구나. 하늘은 맑고 달은 밝으니 어느 하늘인들 날지 못할까만 부나비는 홀로 밤 촛불에 몸을 던지고, 샘물 맑고 풀이 푸르니 어느 것인들 먹지 못할까만 올빼미는 굳이 썩은 쥐를 즐겨 먹는구나. 아아, 세상에 부나비와 올빼미 아닌 사람이 그 몇 명이나 되겠는가.

 

* 핵심 주제

  현대는 분명 경쟁의 시대이다. 조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때로는 경쟁자를 중상 모략하여 그 발목을 잡고 끌어내린 다음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비열한 짓을 하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건만 말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