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296. 뗏목에서 내릴 일
채근담 296. 뗏목에서 내릴 일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1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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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296. 뗏목에서 내릴 일_후집 71

 

재취벌(裳就筏) 편사사벌(便思舍筏) 방시무사도인(方是無事道人).

약기려(若騎驢) 우복멱려(又復覓驢) 종위불료선사(終爲不了禪師).

 

뗏목에 타자 곧 뗏목 버릴 것을 생각하면 이는 바야흐로 할 일 없는 도인이지만 만약 나귀를 타고 또 나귀를 찾는다면 끝내 깨닫지 못하는 선사(禪師)이다.

 

* 핵심 주제

어떤 지위에 올랐을 경우, 하시라도 그 지위에서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은 그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그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으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인생에 달관한 사람이다. 그 반면 어떤 지위에 올랐을 때 무슨 수를 쓰더라도 더욱 승진하여 명예와 권세를 누리겠다는 야망을 불태우는 사람은 언제나 상사의 눈길을 의식하게 된다.

따라서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런 언행이 빈발하게 되어 결국에는 마각이 드러나고 만다. 그러기에 처세는 재능보다도 인품이 좌우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