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01. 오랫동안 엎드린 새
채근담 301. 오랫동안 엎드린 새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19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301. 오랫동안 엎드린 새_후집 76

 

복구자(伏久者) 비필고(飛必高) 개선자(開先者) 사독조(謝獨早).

지차(知此) 가이면층등지우(可以免蹭蹬之憂) 가이소조급지념(可以消躁急之念).

오래 엎드린 새는 반드시 높게 날고 먼저 핀 꽃은 홀로 일찍 떨어진다. 사람도 이런 이치를 알면 가히 발을 헛디딜 근심을 면할 수 있고, 가히 초조한 생각을 없앨 수 있다.

 

* 핵심 주제

사람의 일은 결과가 아니라 내면(內面)의 충실도에 의해 그 성과가 좌우된다. 타고난 재능만 믿고 내면의 충실을 기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어려서는 신동이란 소리를 들었다 할지라도 20대에 접어들면서 평범한 인간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그럼 내면의 충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그것은 고전을 탐독하며 이해하고 자신이 스스로 깊이 명상해 보면서 옛 성현들을 책 속에서 만나보고 그분들과 대화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도야해 나가는 한편, 현실과 조화시켜 나가는 노력이야말로 내면을 충실케 하는 첩경이다.

그날 하루가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소중히 살아나가면서 자신을 성장시켜 나간다는 자신감만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일에 임하든 서두르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금시발복, 일확천금의 꿈에 사로잡히게 되어 하는 일마다 경거망동하는 끝에 실패하게 될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