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02. 관 뚜껑을 덮을 때
채근담 302. 관 뚜껑을 덮을 때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1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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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02. 관 뚜껑을 덮을 때_후집 77장



수목지귀근이후(樹木至歸根而後) 지화악지엽지도영(知花萼枝葉之徒榮).

인사지개관이후(人事至蓋棺而後) 지자녀옥백지무익(知子女玉帛之無益).

  나무는 뿌리로 돌아간 뒤에서야 꽃과 가지와 잎의 헛된 영화를 알게 되고, 사람은 관 뚜껑을 덮은 다음에서야 자손과 재물이 쓸데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 핵심 주제

  자연의 삶과 죽음은 아무런 장애도 없이 담담하게 이루어지는데 비해서 우리 인간들은 그 살아가는 방법과 죽어가는 방법이 어찌하여 그토록 장애가 많고 괴로움도 많은 것일까. 도저히 저 세상까지 가지고 갈 수 없는 재산이요, 이미 내 품안을 떠나 독립한 자손이건만 그것을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하며 안타까워하고 근심 걱정을 한다.

  어차피 빈손으로 혼자 가야 하는 것이 죽음의 길인데 그처럼 악착같이 살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인간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떠날 때는 다음 세대를 신뢰하며 모든 것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이 대자연의 순리인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