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03. 참된 자유
채근담 303. 참된 자유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1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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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03. 참된 자유_후집 78장

 

진공불공(眞空不空) 집상비진(執相非眞). 파상역비진(破相亦非眞).

문(問), 세존여하발부(世尊如何發付).

재세출세(在世出世) 순욕시고(徇欲是苦) 절욕역시고(絶欲亦是苦). 청오제선자수지(聽吾儕善自修持).

진공(眞空)은 공이 아니고, 형상에 집착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며, 형상을 피하는 것 또한 진리가 아니다. 묻느니 세존(世尊)은 뭐라고 말씀하셨던가? ‘세상에 있으면서 세상을 벗어나라. 욕망을 따르는 것도 괴로움이요, 욕망을 끊는 것도 괴로움이라. 우리는 스스로 닦는 길을 따를 것이라.’

 

 핵심 주제

  우리가 오관(五官), 즉 감각기관에 의해 느끼고 알게 되는 것은 생멸무상(生滅無常)한 현상이다. 그런데 이 현상 속에는 현상을 초월한 본체가 있다. 마치 육체, 즉 육안으로 보이는 육체 속에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영혼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이 현상은 공(空)이지만 본체는 공이 아니다. 더구나 본체와 현상과는 떨어질 수 없는 일체(一體)로서 모든 사물은 상대적 차별계에서는 현상이 되고 절대적 무차별계에서는 본체가 된다. 그러므로 단순히 표면에 나타난 현상에만 집착하여 그것이 참 실재(實在)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인데, 그렇다고 해서 현상을 전혀 허무하고 무가치한 것이라고 함도 역시 진리는 아니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