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09. 마음속의 참 경지
채근담 309. 마음속의 참 경지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25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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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09. 마음속의 참 경지_후집 84장

 

인심유개진경(人心有個眞境) 비사비죽(非絲非竹) 이자념유(而自恬愉) 불면불약(不煙不若).

이자청분(而自淸芬) 수념정경공(須念淨境空) 려망형석(慮忘形釋) 재득이유연기중(纔得以游衍基中).

 

  사람의 마음에 하나의 진실한 경지가 있어 거문고나 피리가 아니더라도 절로 편안하고 즐거워지며, 향 사르고 차(茶) 마시지 않더라도 절로 맑고 향기로워지나니 모름지기 생각을 깨끗이 하되 보고 듣는 것을 끊어 잡념을 잊고 형체를 바로 풀어야 비로소 그 가운데 노닐 수 있다.

 

* 핵심 주제

  인간이 소우주(小宇宙)에 비견될 만큼 완벽에 가까운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조물주의 창조 의지에 의한 축복이다. 그러므로 모든 철학적, 사상적 학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모든 예술을 터득하고 즐길 수 있는 본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인간이다.

  다만 그 사람의 심경이 온갖 사욕(邪欲)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아무리 훌륭한 명곡을 듣더라도 잡음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며 아무리 유명한 명화(名畫)를 보더라도 낙서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 본성을 찾아 마음에 참 평안을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만 사람들은 그 점을 소홀히 생각하고 잊으니 걱정이라고 저자 홍자성이 한탄하고 있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