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박사의 독서경영 -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
전박사의 독서경영 -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4.27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칭찬신문=전형구 논설위원]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가 있다』(최남수, 새빛, 2020). “양손잡이 경제와 양손잡이 경영”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최근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통해 위기로 보는 시각과 다른 한 편으로는 큰 문제없이 잘 가고 있다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들여다보면 답은 그 중간 어디쯤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나라와 비교해본 글로벌 순위나 경제 지표들을 보면 현재 한국 경제의 ‘건강 상태’는 좋은 면도 있지만 걱정이 되는 점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기자 출신인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는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GDP 대비 수출 의존도가 40%에 이르는 소규모 개방 경제이기 때문에 대외여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18개월 동안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이 확전을 피하려 휴전을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 한국 경제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 금년 들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침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세계 경제는 중국경제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에서 1~2년 사이에 미국 경제까지 침체에 빠져들면 종전보다 긴 하강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한국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가운데 세계적인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는 위기 경보를 계속 울리고 있다. 특히 일자리 파괴를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은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견되며 불평등은 소득과 자산을 넘어 건강, 수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한국 경제에는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다음번 경기침체는 더 길고 깊다”는 주제로 다음번에 올 경기침체에 대한 진단과 함께 세계 경제의 장기적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향방에 대하여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다. 제2장은 “발등의 불, 불평등 문제”라는 주제로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양극화 및 불평등 심화를 진단해 보고 있다. 제3장은 “한국 경제 딱 한 번의 기회_양손잡이 경제”라는 주제로 경제 정책에 관한 진보와 보수의 철학적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본 다음 한국 경제가 성장과 양극화 완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양손잡이 경제’를 운용해야 할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정책적 실수 등의 요인으로 미국 경제의 실력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은 향후 미·중 패권 경쟁의 양상과 글로벌 경제의 진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국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 것이며 이에 따 양국 간의 마찰음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중 간의 패권 경쟁은 세계 경제의 항로에 계속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디커플링’을 하게 된다면 그 긴장의 수위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다른 나라는 주 진영 중 한 진영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를 그저 ‘소설’로만 흘려들을 수 없다는 게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세계 경제의 현실이다. - <얼음 위를 걷는 글로벌 경제_경기 침체가 와도 정책 수단이 부족하다!> 중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미·중 간 분쟁에서 미국은 관세부과에서부터 기술 규제, 금융제재, 기업의 탈중국 압박 등 쓸 수 있는 수단이 많다. 이에 비해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맞대응하는 정도의 수세적 처지에 놓여 있다. 보유한 미 국채나 주식을 매각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는 파국으로 가는 길을 먼저 여는 것이어서 ‘선제공격’의 카드로 쓰기는 어렵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희토류 수출을 무기로 쓰는 것이다. 이 또한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와 맞서고 있는 시진핑의 고민이 여기에 잇는 것이다. - <미국의 창과 중국의 방패_부정적 중국관은 미국 사회 전반의 분위기> 중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불평등은 일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지만 기회와 과정 자체가 불공정해서 빚어지는 결과의 불평등에 대해서는 기회와 과정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양극화 심화, 고령층의 심각한 빈곤, 협소해진 계층이동 사다리 등은 해외에서 보듯 사회 불안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불평등 지수가 최소한 OECD 평균치 밑으로는 내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_더 심각한 자산 양극화> 중에서 4차 산업혁명은 거부할 수 없는 기술 발달의 큰 흐름이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합심해 기술 강국으로 치고 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도 정보통신과학기술의 발달은 아주 편리한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자신의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소득이 줄어든다면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일 수도 있다.

  또 인간보다 똑똑해질 인공지능의 미래를 보면 대량 시럽에 대한 우려가 단지 우려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불평등이 다가올 미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에 따라 기술발달을 사회경제적 공동체를 깨뜨리지 않아야 하는 필요성과 조화시키고 뒤처지는 사람들을 포용하며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 <4차 산업혁명과 더 심한 불평등_고개 드는 기본소득 논의> 중에서

  지금까지 얘기해온 ‘양손잡이’의 개념은 한국 경제의 해법을 찾아가는 데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필자가 ‘양손잡이 경제’를 강조하는 이유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은 성장과 분배 모두에 문제가 생긴 상태이고 앞으로 대응을 잘못하면 이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시 성장에 불을 지피는 ‘오른손 경제관’과 골고루 잘 사는 삶을 지향하는 ‘왼손 경제관’이 조화를 이루며 경제 전체의 체질을 건강하게 변화시켜나가는 ‘양손잡이 경제’의 유연한 시선이 필요한 때이다. - <양손잡이 경제> 중에서

 이제 한국 사회도 한국 자본주의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놓고 심도 있는 고민과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미국의 재계가 먼저 들고나온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양손잡이 경영’으로 볼 수 있다. 기업 스스로가 ‘오른손’인 주주 가치와 ‘왼손’인 이해관계자 가치를 조화시키려 노력하는 경영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일부 기업에서 보다 큰 시각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다.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 ‘양손잡이 경영’>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한국 경제는 해외의존형 경제이다. 수출과 수입을 중심으로 대외 경제활동을 통해 국가의 부와 기업의 부를 증대시키는 경제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경제에서 해외 경제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90%가 넘을 정도이다.

  한국의 2019년도 수출 규모는 5천424억 1천만 달러이며, 수입 규모는 5천32억 3천만 달러로 수출과 수입을 더한 총 무역액은 1조 456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해외의존도가 높을 경우 세계 경제가 호황이면 같이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높지만, 불황이면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는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

  한편 한국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게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비드(COVID) 19이다. 코비드 19는 202년 3월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결국 한국 경제 역시 깊은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광역시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재난기본 소득을 지급하는 급약처방까지 하게 되었다.

  저자는 성장과 분배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서 경제 정책을 실용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성장률도 끌어올리고 양극화도 완화하고 공동체 문화도 복원하는 복합적, 융합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장 대 분배, 시장 대 정부, 작은 정부 대 큰 정부, 기업 대 노동. 이 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배척하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이 과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한국 경제의 해법은 결국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양손잡이 경제’에서 찾아야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와 사실상 기술 수준에서 한국을 따라잡은 중국의 성장 등을 고려해 볼 때 한국 경제에 시간이 많지 않다. 따라서 성장과 분배 모두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실용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실용의 유연한 노선은 성장을 중시하는 ‘오른손’과 분배를 강조하는 ‘왼손’을 모두 쓰는 ‘양손잡이 경제’와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근로자, 거래기업, 지역사회 모두를 중시하는 기업의 ‘양손잡이 경영’이 새로운 희망이 아닐까 생각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