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14. 호화로운 누각
채근담 314. 호화로운 누각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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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14. 호화로운 누각_후집 89

 

두실중(斗室中) 만려도손(萬慮都損) 설심화동비운(說甚畵棟飛雲) 주렴권우(珠簾捲雨).
삼배후(三杯後) 일진자득(一眞自得) 유지소금횡월(唯知素琴橫月) 단적음풍(短笛吟風).

 

좁은 방 안일지라도 모든 시름 다 버린다면 채색한 들보에 구름이 날고 구슬발 걷어 올려 비를 본다는 것은 말할 게 무엇인가. 석 잔 술을 마신 후에 모든 진리를 깨닫는다면 거문고를 달 아래서 비껴 뜯고 피리를 불어 청풍에 실려 보내는 것으로도 족하다.

 

* 핵심 주제

한 평생을 살아가는 방법은 실로 가지각색이다. 물질적 만족을 추구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전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권세를 얻기 위해 또는 명예를 얻기 위해 생명까지 바쳐도 좋다며 허둥대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모두 헛되다며 정신적 성장을 위해 오로지 노력하라는 사람도 있다.

저자 홍자성은 삶의 가치를 정신적 충실에 두라고 권유한다. 즉 진리를 터득하고 도()를 깨우쳐서 유유자적하라는 것이다. 좀 더 고차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 그것을 깨닫는다면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것을 능히 알 수 있을 것이니 정신적으로 충만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만이 삶의 참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