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15. 인간의 본성
채근담 315. 인간의 본성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0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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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15. 인간의 본성_후집 90장

 

만뢰적요중(萬籟寂廖中) 홀문일조농성(忽聞一鳥弄聲) 변환기허다유취(便喚起許多幽趣).
만훼최박후(萬卉摧剝後) 홀견일지탁수(忽見一枝擢秀) 변촉동무한생기(便觸動無限生機).
가견(可見) 성천미상고고(性天未常枯槁) 기신최의촉발(機神最宜觸發).

모든 소리가 고요해진 가운데 홀연히 한 마리 새 소리를 들으면 문득 그윽한 취미를 불러일으키고, 모든 초목이 시들어진 다음에 한 가지 빼어난 꽃을 보면 모든 무한한 삶의 기운이 움직임을 안다. 이로써 사람의 본성은 항상 메마르지 않고, 기동하는 정신은 사물에 부딪치어 가장 잘 나타남을 알 것이다.

 

* 핵심 주제

사방이 조용해진 때에 지저귀는 한 마리의 새소리를 들으면 무한한 경지에 빠져든다. 나뭇잎과 꽃잎이 모두 져버린 꽃밭에 한 떨기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생명력에 더없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마음은 결코 시들거나 메마르는 것이 아니다. 어쩌다 메말랐다가도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반응하면서 생생하게 그 기능을 되찾는 법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