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17. 자연과 사람의 융합
채근담 317. 자연과 사람의 융합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06 2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근담(菜根譚) - 317. 자연과 사람의 융합_후집 92장

 

당설야월천(當雪夜月天) 심경편이징철(心境便爾澄徹),
우춘풍화기(遇春風和氣) 의개역자충융(意界亦自沖融).
조화인심(造化人心) 혼합무간(混合無間).

눈이 내린데다가 달 밝은 밤이 되면 심경이 문득 밝아지고, 봄바람의 화창한 기운을 만나면 마음도 또한 절로 부드러워지나니 자연과 사람은 혼연히 융합되어 틈이 없다.

 

* 핵심 주제

  자연 속에서 태어나고 자연 속으로 살아가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자연은 분명 어머니의 품안이요, 태(胎) 속이어서 인간은 누구나 자연을 그리워하고 동경한다, 오죽해야 도심 속에서도 그런 자연을 집안의 조그만 공간 속에 재현시켜 보려고 안간힘을 쓸까.

  정원이 그러하고 정원이 없는 집에서는 분재며 꽃꽂이, 어항이며 새장 등이 그것이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사계절이 바뀌어 감에 따라 자연을 느끼는 맛도 다르다. 그런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실로 축복받은 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산업화와 함께 도시 집중현상이 팽배하여 자연을 훼손하고 자연을 잊는 현상이 있어 심히 안타깝다. 자연을 잃는다는 것은 자비로운 어머니를 잃는 것이니 말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