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25. 조용한 마음의 소유자
채근담 325. 조용한 마음의 소유자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1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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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25. 조용한 마음의 소유자_후집 100장

 

풍화지소쇄(風花之瀟洒) 설월지공청(雪月之空淸) 유정자위지주(唯靜者爲之主).

수목지영고(水木之榮枯) 죽석지소장(竹石之消長) 독한자조기권(獨閒者操其權).

 

  바람과 꽃의 산뜻함과 아름다움, 눈과 달의 맑음과 시원함은 오직 조용함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그 주인이 되고, 물과 나무의 무성함과 앙상함, 대나무와 돌의 자라나고 사라짐은 홀로 한가한 사람만이 그 소유권을 갖는다.

 

* 핵심 주제

  자연을 제대로 배워 제대로 이해하는 자라야 그 자연의 올바른 감상자가 될 수 있고, 그 자연을 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깊이 사색하는 자, 깊이 명상하는 자라야 자연을 알게 되고 자연을 진정 사랑할 줄 알게 된다. 동서고금의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봄철의 기화요초(琪花瑤草)와 여름철의 산들바람, 가을철의 밝은 달, 겨울철의 깨끗한 눈 등 어느 계절이나 우리의 마음을 포근한 고향으로 데려다 주고 편안한 잠자리에 눕혀 주는 이 대자연을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날로 훼손시켜 나가는 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한탄할 따름이다. 자연이 파괴되면 그곳에 사는 인류도 멸망된다는 것을 그들은 어찌하여 모른단 말인가.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