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 330. 좋아할 것과 싫어할 것_후집 105장
희적염훤자(喜寂厭喧者) 왕왕피인이구정(往往避人以求靜).
부지의재무인편성아상(不知意在無人便成我相) 심착어정편시동근(心着於靜便是動根).
여하(如何) 도득인아일시(到得人我一視) 동정량망적경계(動靜兩忘的境界).
고요함을 좋아하고 시끄러움을 싫어하는 자는 흔히 사람을 피하여 고요함을 찾는데 뜻이 사람 없음에 있다면 이는 곧 자아(自我)에 사로잡힘이 되는 것이요. 마음이 고요함에만 집착하다보면 이것이 어지러움의 뿌리가 되는 것임을 모름이니 어찌 남과 나를 하나로 보고 동(動)과 정(靜)을 모두 잊는 경지에 이르겠는가.
* 핵심 주제
자아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그 집착에 의해 스스로 동요되는 정신의 소유자는 엄밀히 말해서 자아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남과 나를 하나의 평등한 인격체로 볼 수도 없고, 동(動)과 정(靜)을 같게 보는 절대계(絶對界)의 경지와는 거리가 멀다. 즉 속인에 불과한 처지이면서도 속인이 아닌 양 자신을 속이는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 홍자성의 신랄한 비판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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