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35. 마음속에 뜨는 달
채근담 335. 마음속에 뜨는 달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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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35. 마음속에 뜨는 달_후집 110

 

기식시(機息時) 변유월도풍래(便有月到風來) 불필고해인세(不必苦海人世).

심원처(心遠處) 자무차진마적(自無車塵馬迹) 하수고질구산(何須痼疾丘山).

 

꾸미는 마음 잠재우면 곧 마음속에 달이 뜨고 맑은 바람 부나니, 이 세상이 반드시 고해(苦海)만은 아니다. 마음을 멀리 하면 수레소리와 말굽소리 절로 없나니, 어찌 모름지기 산수만을 찾으리오.

 

* 핵심 주제

마음이 집착에서 떠날 때 그때까지 느낄 수 없었던 인생의 참맛을 느껴 본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찌하여 나만이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이냐며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주변 사람들을 원망 한다면 세상 모든 것이 바라보기도 싫어진다.

그런 사람에게 어찌 밝은 달, 피는 꽃,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아름답게 느껴질 것인가. 그러나 간단없는 근심과 걱정이 있더라도 때로는 가슴을 넓게 펴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정욕을 떨쳐 버리는 시간을 가져보라.

그것도 승리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다. 속세의 번뇌에서 벗어나는 마음, 이런 마음 자세라면 굳이 그 몸이 산림 속에 파묻힐 필요도 없을 것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