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40. 풍월과 화류가 없는 자연
채근담 340. 풍월과 화류가 없는 자연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5.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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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40. 풍월과 화류(花柳)가 없는 자연_후집 115

 

무풍월화류(無風月花柳) 불성조화(不成造化). 무정욕기호(無情欲嗜好) 불성심체(不成心體).

지이아전물(只以我轉物) 불이물역아(不以物役我) 즉기욕막비천기(則嗜欲莫非天機) 진정즉시리경의(塵情卽是理境矣).

 

풍월(風月)과 화류(花柳)가 없으면 천지의 조화를 이룰 수 없고, 정욕과 기호가 없으면 마음의 바탕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나로써 사물을 부리고 사물로써 나를 부리지 못하게 한다면 기호와 정욕도 하늘의 작용 아님이 없고, 속세의 마음도 곧 진리의 경지다.

 

* 핵심 주제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권세욕과 명예욕, 물욕 등을 가지게 됨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 욕망이 없다면 어찌 인간생활의 문명과 문화가 이렇게 발달할 수 있었겠는가. 좀 더 잘 살아보고 인간답게 살아보려는 욕망이 있었기에 인간은 오늘날의 부유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고 또 문화와 문명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그런 권세욕과 명예욕, 물욕 등에 사로잡혀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즉 그것이 목적은 될 수 있을지언정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정욕이 인생의 전부인 양 그것들에 얽매어서 질질 끌려 다녀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참 자유란 그런 정욕에 얽매이지 않고 도리어 그런 정욕을 나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경지를 의미한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