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354. 음란의 극과 정숙의 극
채근담 354. 음란의 극과 정숙의 극
  • 전형구 논설위원
  • 승인 2020.06.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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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 - 354. 음란의 극과 정숙의 극-후집 129장 

 

음분지부(淫奔之婦) 교이위니(矯而爲尼) 열중지인(熱中之人) 격이입도(激而入道). 청정지문(淸淨之門), 상위음사연수야(常爲婬邪淵藪也) 여차(如此).

음란하던 여인이 극단에는 비구니가 되고, 열중하던 사람이 분격하여 불도(佛道)에 드나니, 맑고 깨끗해야 할 절이 항상 음사(婬邪)의 소굴이 됨이 이와 같다.

 

* 핵심 주제

()은 극과 통한다고 한다. 주먹세계에서 놀던 폭력배 두목이 회개하고 성직자가 되고, 음란의 극을 달리던 여자가 삭발하고 비구니가 되는 예는 흔히 있는 일이다. 회개하고 돌아서면 과거를 묻지 않는 것이 종교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저자 홍자성이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일과 정반대의 일이 아니었을까. 극단적으로 선량했던 삶도 자칫 극악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오늘날에도 이름 있는 성직자가 실정법을 위반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예가 종종 지상에 보도되곤 하니 말이다. 그러기에 극과 극은 상통한다고 해야겠거니와 선을 행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자신을 경계해야 할 일이다.

 

- 채근담, 홍자성 저, 안길환 편역, 고전산책